11월 23일 팔괘장 수련기(혜화동 체육관)

오늘은 간만에 차를 가지고 혜화동에 갔다.
처음 팔괘장 다닐 때는 이전 회사 1톤트럭을 가지고 다녔었는데,
2년만에 자가용으로 바뀐걸 보면, 돈 벌려면 오른쪽으로 주권을 돌아야한다.(ㄲㄲ)
뭐 이 정도면 팔괘장하고부터 팔자가 좋아진거라고 생각해도 되겠다 싶다.

일주일 내내 업무익히랴 사람들과 친해지랴 에휴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예전에 한번도 없던 공포감 같은게 밀려와서 심리적 압박도 상당히 심했다.
[이런걸 못 버티면 아무 일도 할 수 없다]라는 대명제가 간판에 깔려있는 듯 느껴졌거든...

지금 글쓰면서도 내일 출근하기가 두렵다.
조만간 익숙해질 일이, 앞으로 친해질 사람들이 [내일]이라는 시간과 공간에서는
아무 것도 모르는 일투성이에 싸늘한 사람들일 뿐이니까.

진짜 3년 후면 마흔이다.
뭘 했고, 뭘 할까?
난 뭐가 하고 싶은 걸까...

일주일 내내 웅보도 주권도 단조수도 한번도 안 한 상태에서 혜화동에 도착했다.
몸을 풀고, [풀곰]과 웅보를 돌았다.

원래 곰이란 닉네임은 다른 건 다 못해도 웅보 10바퀴는 껌으로 돌아줘야 한다.
다 늙어 팔괘장에 입문한 나도 하는 걸 21살이 못한다는 건 어떤 이유일까
분석해보면...

1.평소 야동을 많이 보며, 남성의 원초적 욕망을 홀로 푸는 행위
2.평소 게임을 많이 하며, 남성의 폭력적 본능을 홀로 푸는 행위
3.평소 연애를 많이 하며, 남성의 거짓된 가식을 상대에게 강요하는 행위

로 인한 에너지 베이스의 고갈로 볼 수 있겠다.

오늘은 컨디션이 별로라 웅보를 8바퀴 돌았다.
하나도 힘들지 않았지만, 무리 할 수 없어 그 정도로 하고 스트레칭.
아... 맞다.스트레칭도 일주일 내내 한번도 못했구나...
어쩐지 왼쪽 다리를 풀어주는데, 꽤 오래 걸리더라구.

주권은 나름 열심히 돌았는데,
하탑장 도는 한 5분 동안 갑자기 집중도가 높아져 기분이 많이 좋았다.

"거기 당장이 왜 그 모양이야! 어이 권군 당장을 당장 교정해 주도록."

권군에게 교정 후->사부님께 심화학습

내가권이 왜 옆에서 봐줘야 하냐면,
똑같은 동작인데도 몸상태가 발전되는 게 보여야 그 다음 단계로 나갈 수가 있기 때문이고,

내가권이 왜 전승자가 적은가 하면,
똑같이 가르쳐줘도, 배우는 놈이 연습 안 하면 땡이기 때문이다.

오늘은 중요한 것을 배운 날이라. 기분이 좋다.

체력단련 호보 부보 발차기 단조수 등등을 하고,
십자대붕전시로 마무리.

본가에 들러 부모님을 뵙고, 집으로 귀가 했다.

대학로의 나무들과 사람들의 옷차림을 보니, 작년과 마찬가지로 올해도 저물어 간다.




by 불곰 | 2008/11/23 21:36 | 팔괘장수련일지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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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민트사랑 at 2008/11/23 23:57
읏하하하 전 웅보 10바퀴 돌수 있음으로 123번 패스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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