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코드점의 추억 일상다반사

신해철과의 기억이다.
나는 잠실중학교를 나왔다.잠실중학교는 장미아파트 단지안에 있었고 장미아파트 단지 상가에는 [쁘띠따미]라는 레코드점이 하나 있었다.지금도 있는지는 모르겠다.
가게 주인은 살집이 있는 아줌마였는데 내가 중학교 졸업하던 88년 당시 특이하게도 록과 메탈을 좋아하는 아줌마여서 국내에 들어온 록/메탈 음반은 희귀본까지 구비하고 있는 특이한 가게였던걸로 기억한다.
고등학교에 진학하고도 시험이 끝나면 종종 그 가게에 들려 음반을 사고 아줌마랑 지금은 뭐하는지 모르는 친구녀석과 수다떨곤 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시험이 끝난 날 그 가게에서 이 음반 저음반 빼가면서 구경을 하고 있다가 메탈리카 2집과 4집을 들고 고민하고 있었드랬다.
돈은 만원짜리가 한장 있어서 4집-더블앨범-을 살돈은 충분했는데,안되는 머리로 며칠간 본 시험때문에 마음을 달래줄 음악이 필요했던 나는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당시 가게는 음악을 들을수는 없는 구조였다.

어떤 사람이 옆에서 말을 걸었다.

".....그거 2집이 좋아."
"이거요?"
"응 4집은 좀 달라져서 나중에 2집 다듣고 사도 될거야.3집은 샀어?"
"네 3집은 있어요"
"그럼 2집 사고 나중에 4집 사"
"3집이랑 2집이랑 비슷해야 되는데...."
"내 생각인데 3집이랑 2집은 거의 비슷한 분위기야.4집은 좀 달라"
"..........."
"나 가수야.야부리 아니야"
"가수요?"
"응"
"아....."

그때 주인아줌마가 와서 그 사람과 무슨 외계어로 음반이름 같은걸 서로 얘기하면서,몇개는 구해놨는데 다른 건 못구했다.
다음주에 청계천에 다시 한번 알아보마 라는 말들을 서로 했던걸로 기억한다.
대화를 마친 그 사람은 아주 즐겁고 행복한 표정으로 경쾌하게 몸을 돌려 상가 입구로 향했다
키가 아주 작고 매우 말랐고,옅은 푸른색 안경을 쓴 사람은 그 후로 만난적이 없지만 그가 신해철이었음은 tv를 통해 알게되었다.

생일 선물로 받은 신해철 2집을 듣고서 흥미를 가진적 없는 니체를 읽고,쇼펜하우어를 읽었고 칸트에 대해 친구들과 얘기했다.
아니 그러한 대화를 할수 있는 친구들을 찾아 사귀었다고 해야 하겠다.
그때 사귄 친구들이 지금까지도 인생의 한부분이 되었다.
변변치 못하게 살아왔지만,그의 음악은 내 젊은 날의 추억이자 고민이고 행복이었다.

당분간은 신해철의 음악을 듣지 않으려 한다.
그가 원하는 것을 찾았기를,
그가 어디에 가있든 즐거운 표정으로 서있었으면 한다.

잘가요.신해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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